법사위 못 넘은 '의사 면허취소법'…"특권유지 납득 안돼"
상태바
법사위 못 넘은 '의사 면허취소법'…"특권유지 납득 안돼"
  • 최원호 기자
  • 승인 2021.02.28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의사면허 취소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계류했다.

[글로벌신문] 의료법 위반 외 범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최대 5년간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지 못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열린 법사위에서 해당 개정안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을 여당에서 받아들이며 처리가 보류된 채 법사위에서 계속 논의하게 됐다.

의료법은 1973년부터 범죄의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면허취소 사유로 삼아왔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의료법이 개정됨에 따라 면허취소 대상 범죄의 범위를 '허위진단서 작성 등 형법상 직무 관련 범죄와 보건의료 관련 범죄'로 좁아졌다.

최근 다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논의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최대집 의협회장을 비롯한 16개 시도의사회 회장은 성명을 내고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과 치료지원, 백신접종 협력지원 등 국난극복의 최전선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는 의협 13만 회원들에게 극심한 반감을 일으켜 코로나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반발했다.

정치권에서도 논쟁이 있었지만, 법사위를 넘지 못하면서 다른 전문직과 직무 성격이 다른 의료인에 대해서까지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야당의 의견이 일부 받아들여진 상황이다.

의협 차원에서는 일반 범죄의 경우 금고형 이상을 받아도 면허가 취소되지 않고 살인, 강도, 성폭행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수정하도록 추진 중이다.

다만 기존 의료법 개정안의 처리가 난항을 겪자 다시금 논란에 오르는 상황이다. 의료기관노동자들이 모인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27일 밤 성명을 내고 "직능단체가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찬반 입장을 내는 것은 자유이지만 최소한의 합리성도 없이 특별한 특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특히 온 국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이 마당에 또다시 진료중단을 시사하며 국회와 국민을 협박하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며 "흔히 전문가로 떠올리는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변리사나 국회의원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자격이 박탈되거나 일정 기간 면허가 정지되는 것과 비교하면 (의료인은) 아주 특별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의사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법안을 왜 국회에 제출해 논의하고, 다시 슬그머니 철회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당초 '의료인의 자질관리를 보다 엄정하게 해 부적격 의료인을 퇴출시키고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겠다는 법 개정 이유는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의료법 개정안 처리과정을 바라본 시민들의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회사원 이모씨(31)는 "결국 통과시키지 않을 거면서 왜 그렇게 시끄럽게 분란만 일으켰는지 모르겠다"라며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개정안이 좌초된 건 애초에 무리하게 법 개정을 추진한 거거나, 의협의 눈치를 본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김모씨(56)도 "그동안 야당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법을 통과시킬 땐 언제고 이제와서 의견 조율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네티즌 gust****도 "통과 못 시킨 민주당도, 반대해서 깽판 놓은 국민의힘도 반성하라"며 "공무원도 교사도 국회의원도 변호사도 금고 이상이면 면직이고 면허 뺏기는데 의사는 왜 안 뺐냐"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