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신문] 향알행운(響遏行雲), 지나가는 구름도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노래소리라는 뜻이다. 박지윤 명창의 소리를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이 있을까.
박지윤 명창은 2024년 10월 4일 광주광역시 전통문화관 서석당에서 판소리 김세종제 조상현바디 춘향가 한바탕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완성도가 높아 ‘버릴 것 없는 옥조와도 같은 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일명 김세종제 조상현바디 보성소리가 긴 시간 선보여진다. 웅장하고 호탕한 음색, 명확한 가사 전달, 섬세한 음률, 즉흥성과 변화무쌍함이 특징인 바디로, 김세종 – 김찬업 – 정응민 – 조상현으로 전승되어 왔으며, 박지윤 명창이 이 소리를 이어가는 대표적인 소리꾼이다.
박지윤 명창은 판소리 중견명창의 대표주자이다. 판소리에서 가장 이상적인 목소리인 애원성의 음색을 타고났으나, 남자인 조상현 국창의 소리를 이어받은 강렬한 통성과 더불어 적공을 통해 만들어진 섬세하게 절제된 소리를 번갈아가며 써서 관객을 압도한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이며, 2006년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광주시립 국극단과 국립민속국악원에서 단원을 역임한 바 있다.
일고수 이명창이라는 말이 있다. 판소리에서 첫째로 중요한 고수라는 말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이수자 박준호(진도국악고등학교 교사), 김준영(광주시립창극단 상임단원)이 긴 시간동안 북을 잡고 박지윤 명창과 함께 판을 만든다. 공연을 더욱 매끄럽게, 깊이있게 만들어줄 해설은 윤종호(나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가 맡았다.
이번 공연이 펼쳐질 광주 전통문화관 서석당은 관객과 무대 사이가 매우 가깝다. 소리꾼과 고수, 관객이 함께 하는 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박지윤 명창의 목소리를 통해 김세종제 조상현바디 춘향가의 진면목이 선보여지고, 유파의 맥이 이어지는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연은 공연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이수자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국가유산진흥원의 후원을 받는다. 주최는 박지윤 판소리 연구소, 주관은 선릉아트홀에서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