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의 세상읽기] 코로나 보다 만배 무서운 재난 대비할 때
상태바
[고광용의 세상읽기] 코로나 보다 만배 무서운 재난 대비할 때
  • 유창수 기자
  • 승인 2020.09.22 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순위 의제, 기후비상사태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2020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폭염, 폭우 등의 재난으로 어느 해 보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과 학자들은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및 확산이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로 과거에 불가능했던 인간과 야생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발생한 것이라 진단한다.

공공의료 병원 및 인력이 타 OECD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탓에 K-방역의 지속가능성이 낮은 상황에 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도 무섭지만, 이 보다 천배·만배 무서운 재난이 우리의 미래뿐만 아니라 당면한 현재도 위협이 되고 있다.

바로 기후비상사태다. 기후위기는 미래의 존엄한 삶과 죽음의 문제다. 엄청난 기후대재앙과 식량난이 예고된 2050년 이후에도 살아가야 할 세대들의 수명이 달린 문제이자, 존엄하게 죽을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주어진 수명대로 살고 싶고 괴롭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기후위기는 당면한 현재도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인류의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극지방의 해빙은 대기의 기류를 바꿔 피해가 큰 대규모 태풍과 장마, 폭염, 폭설 등을 가져왔다. 또한 극지방의 해빙은 영구동토층을 노출시켜 깊숙이 묻어있던 과거의 치명적 바이러스가 창궐할 위기도 더욱 커지게 되었다. 코로나도 그렇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과 식량난은 가난한 사회경제적 약자에 더 가혹하게 파고든다.

환경활동가 크레타 툰베리는 `2020년은 우리가 기후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손 쓸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다. 올해가 지나면 우리가 아무리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더 이상의 탄소배출과 탄소경제는 인류를 죽음으로 내모는 길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0순위 의제는 기후위기 극복이 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형 그린뉴딜을 얘기하고 있지만,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비전 및 목표는 부재한 채 민간투자에만 의존하고, 정부재원 투자는 너무나 적고 과거에 반복적으로 거듭해왔던 ‘무늬만 그린뉴딜로 지자체 보조금 나눠먹기 경쟁’을 시작했다.

화석연료를 땅속에서 채취하고 이용하는 탄소경제를 탈탄소경제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육류산업과 운송·무역 부문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2030년 탄소배출 절반, 2050년 탄소배출 순제로 목표와 전략, 구체적인 로드맵을 기획하고 실천적인 입법과제가 도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 기후위기 극복 및 그린뉴딜 특별위원회 설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미지=Pixabay
이미지=Pixabay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