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빈 피아노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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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피아노 독주회
  • 정향인 기자
  • 승인 2022.01.1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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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음악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다
피아니스트 김유빈
피아니스트 김유빈

[글로벌신문] 오는 2월 8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있을 <김유빈 피아노 독주회>는 프로그램 모두 각각 부제가 있는 작품들로 꾸며진다. 부제가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연주자의 표현력에 제한이 있을 수 있겠지만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오히려 이러한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관객들에게 다양한 캐릭터로 다가가 음악 속에서 일탈을 만끽한다.
우리는 때로 역할, 지위,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꿈꾼다. 이러한 열망이 ‘부캐릭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듯, 베토벤과 라벨, 슈만은 음악으로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표출했다. 슈만은 각 곡에 부제를 입혀 마치 자기 자신이 그 캐릭터가 된 듯 내면에 존재하는 다면적 자아의 모습들을 자유롭게 선보였고 라벨은 글의 분위기를 음악으로 시각화하여 상상을 현실화시키기도 했다.

사회에서 기대하는 의무들이 어느 때 보다 힘들게 느껴지는 요즘,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관객들이 음악으로 탈출구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특히 베토벤의 귓병이 악화되었을때 마다 전원, 즉 자연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들은 바와 같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내면에서부터 찾아 각자의 삶을 충족시킬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길 바란다.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본 공연에서 각각의 부제를 가지고 있는 작품들 속에 깊이 이입하여 이미지를 명확히 전달하고자 하며 연주자로서의 다양한 캐릭터를 표출할 예정이다.

◆ PROFILE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부산예중과 서울예고를 우수한 실기성적으로 졸업하였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에 입학하여 학업을 이어나갔다. 이후 도독하여 DAAD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금과 Studentenwerk 작센주 장학금을 받으며 라이프치히 국립음대(Hochschule für Musik und Theater “Felix Mendelssohn Bartholdy” Leipzig) 석사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였을 뿐만 아니라 최고연주자과정인 Meisterklasse-Examen에 입학, 학업과 동시에 동 대학에서 DAAD-Meisterklassen-Projekt의 일환으로 장학금 혜택을 받으며 Teaching Assistance로 활동, 교육자로서의 준비도 성실히 하며 최우수 졸업하였다. 또한 남다른 학구적인 열정으로 독일에서의 학업 중 동시에 세계적인 권위의 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Accademia Pianistica Incontri col Maestro Imola)에서 Leonid Margarius 교수에게 사사받으며 4년동안의 Trenial Course를 이수하며 Artist Diploma를 취득하였다.

그는 2018 이탈리아 카바데티레니 Jacopo Napoli 국제 피아노 콩쿨에서 1위 입상, 제18회 Pietro Argento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 3위에 입상하였으며, 퀸 엘리자베스 콩쿨, 클라라하스킬 콩쿨, ARD 콩쿨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 참가하며 연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국내에서는 삼익콩쿨 입상, 서울 필하모니 콩쿠르에서 대학부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고, 금호 영아티스트에 선정되어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Haus Marteau Lichtenberg, Internationale Mendelssohn Akademie Leipzig Meisterkurs, Wiener Musikseminar Diplom Internationale Masterclass, Euro Music Festival Leipzig Germany Diploma, Brescia music Festival 등 다양한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하며 Pavel Gililov, 강충모, Jacques Rouvier, Matti Raekallio, Wolfgang Manz, Sontraud Speidel, klaudio menor, Jeanne Kierman Fischer 등 세계 유명 교수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적 소양을 쌓아왔다.

독일 유학 시절 라이프치히 대학 오케스트라와 쇼스타코피치 협주곡 2번으로 세계적인 연주 홀인 게반트하우스에서 1800석 전석 매진으로 성공리에 데뷔 무대를 가졌으며, 라이프치히 음대 오케스트라와는 생상 콘체르토 5번으로 지휘자 Mattias Foremny와 함께 협연하며 레거 서거 100주년 기념 연주를 가졌다. 이 실황은 MDR 라디오에 인터뷰와 함께 방영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Gioia del Colle 극장(이탈리아), Rheinsberg 아카데미, 라이프치히 슈만하우스, Gohliser Schlösschen Leipzig, Markkleeberg, Polenz 등에서 독주회를 가지며 폭넓은 연주 경력을 쌓아왔다.

국내에서는 최희연, 한기정, 강현주, 최재영, 국외에서는 Leonid Margarius(레오니드 마르가리우스), Gerald Fauth(게랄드 파우트) 교수를 사사하였다. 2019년 5월 예술의 전당에서의 귀국 독주회를 시작으로, 금호아트홀, 부산문화회관, 금정문화회관, 김해 문화의 전당, 김해 서부문화센터 하늬홀, 전주 문화공간 이룸, 대전 시립연정국악원 작은마당에서 독주 및 실내악 연주 등 새롭고 다양한 레퍼토리와 기획으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며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현재 세종대학교, 전남대학교, 창원대학교, 부산예술중학교, 부산예술고등학교, 계원예술고등학교, 인천예술고등학교에 출강하며 후학양성에 힘쓰는 한편 아음(A-eum) 트리오 멤버로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통해 관객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Program

“내면에 존재하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다”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각각 다른 부제가 입혀진 작품을 연주함으로써 내면에 존재하던 다양한 캐릭터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표제가 붙은 22곡의 소품으로 이루어진 슈만의 ‘카니발’은 일종의 가면무도회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는 파가니니, 쇼팽,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클라라까지 출연한다. 슈만 자신이 음악이라는 가면을 쓰고 친구들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고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곡에 반영함으로써 분열된 자아를 꾸밈없이 선보인다. 특히 5번 ‘오이제비우스’와 6번 ‘플로레스탄’에 서로 대립되는 본인의 성격을 등장시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창조적인 캐릭터, 아티큘레이션과 리듬의 반복이 이 곡의 부제와 같이 ‘4개의 음표로 된 작은 풍경들’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 풍경들이 모여 결국에는 소나타 형식과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슈만은 여기에서 오는 혼란을 음악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다윗 동맹원의 힘찬 승리의 행진으로 곡의 끝을 맺는 슈만의 기지에서 우리는 각 캐릭터들과 그가 가지고 있는 창의력이야말로 낭만주의의 활력이자 의미인 것을 알 수 있다.

라벨은 프랑스 시인 ‘알루아지우스 베르트랑(Aloysius Bertrand)’의 산문시 <밤의 가스파르>에서 영감을 얻어 이 곡을 만들었다. 밤의 어둠 속 신비한 전율과 공포를 표현한 ‘밤의 가스파르’는 라벨이 평소 정교하고 치밀한 구성을 추구하는 만큼 시의 내용을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피아노에서 할 수 있는 기술을 모두 등장시킨다. 또한 시를 이미지화하여 음악으로 구현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인간을 사랑한 물의 요정 '옹딘', 황량한 벌판 음산한 교수대 주변의 환상을 그린 '교수대', 장난꾸러기 난쟁이 도깨비를 묘사한 '스카르보'로 구성되어있는 이 곡은 각각의 부제만큼이나 고도의 상상력이 필요한 곡이다.

베토벤 소나타 ‘전원’은 전작에 비해 온화하고 부드러운 전원적 분위기를 띄고 있다. 베토벤이 직접 부제를 붙인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 '목동의 음악을 연상시킨다'라고 표현한 바와 같이 베토벤은 자연 속 평화로운 안정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베토벤 개인적인 상황과 시대적 배경이 맞물려있다. 당시 독일의 번영과 풍요를 위해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베토벤은 귓병이 악화될 때 마다 전원 속에서 온전함과 풍족함을 느꼈다. 그에게 있어 자연은 내면 속 자신에게 집중하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자연의 소리처럼 음악 역시 현실에서는 들을 수 없지만 자신만의 음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베토벤의 삶을 대변하는 곡이다.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베토벤, 라벨, 슈만으로 이어지는 본 프로그램을 통해 혼란한 시기 속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통로가 음악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의 연주가 관객들의 진정한 자아를 찾는 지름길이 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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