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희재, 최현아 ‘피아노 듀오 파르티타’ 창단 바흐 음악의 찬란한 재탄생

[글로벌신문] 피아니스트 김희재와 최현아의 단합으로 결성된 ‘피아노 듀오 파르티타’의 창단 연주회가 오는 4월 26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기악 작품을 뜻하는 ‘파르티타’가 바흐에 의해 예술적으로 완성된 후 ‘소나타’나 ‘디베르티멘토’ 등으로 발전한 바와 같이 ‘피아노 듀오 파르티타’는 시대를 앞선 바흐의 음악으로부터 시작을 잡는다. 또한 후대의 음악가들이 바흐의 작품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듯이 피아니스트 김희재와 최현아 역시 바흐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잘 알려져 있는 스탠더드 레퍼토리뿐만 아니라 혁신적 시도로 음악계에 큰 파장을 주었던 곡들을 선보여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아우를 수 있는 풍부한 음악세계를 펼친다.
이번 창단 연주회의 프로그램은 바흐의 ‘마태수난곡’에서부터 출발하여 레오 스미트의 ‘디베르티멘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으로 이어진다.
바흐의 종교음악의 정점을 이루는 ‘마태수난곡’은 평생을 신앙인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바흐의 내적 창조가 총집합한 곡으로서 드라마틱하면서도 장엄함 분위기가 듣는 이로 하여금 회고에 집중하게 한다. 이번 연주에서는 ‘마태수난곡’ 중 가장 유명한 5곡을 뽑아 피아노 듀오 Anderson, Roe가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된다.
‘디베르티멘토’는 ‘기분전환’이라는 뜻과 같이 귀족들의 오락을 위해 작곡된 곡으로 소나타나 교향곡에 비해 내용이 가볍고 쾌활한 성격을 띈다. 스미트는 바흐 곡들의 주요 테마들을 차용하되 엄격하고 무거운 느낌을 디베르티멘토 형식으로 표현하여 유머러스하고 희극적으로 풀어나간다. ‘디베르티멘토’는 20세기에 들어서 뜻이 확대되어 발레 모음곡에 이름이 붙게 되었는데 이를 적극 활용 한 작곡가가 스트라빈스키이다. 초연 당시부터 혁명적인 음악어법으로 음악계 충격을 일으켰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불새’, ‘페트루슈카’에 이어 그를 대표하는 발레곡으로 뽑히고 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대지의 신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러시아의 원시적인 종교 제전을 배경으로 한 ‘봄의 제전’은 복잡하고 치밀하게 구성된 리듬과 투박한 음향들이 의식적인 인간의 희생을 더욱 처연하게 만든다.
‘피아노 듀오 파르티타’는 음악의 전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바흐의 선구적인 모습들을 이번 창단 연주회에 담아 팀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피아노 듀오만의 깊이와 다양성을 꾸준히 선보일 수 있는 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오는 4월, 두 대의 피아노 소리로 표현될 바흐의 음악적 위엄이 관객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두 대의 피아노에 담긴 진심, 새로운 시도의 발판이 되다
‘피아노 듀오 파르티타’는 바흐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탄탄한 구조와 종교적 엄숙함, 풍부한 음향, 절제되면서도 우아한 선율, 그럼에도 시대를 앞선 혁신 등을 모토로 연주에 임하고자 한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은 신약성서 마태복음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예수 수난의 장면들을 매우 종교적이면서도 우아하게 풀어나간다. 이 곡에서 우리는 바로크 형식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형식과 예술적 확신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두 피아노로 연주하기에 안성맞춤인 바흐의 ‘대위법’은 Anderson, Roe의 편곡 버전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네덜란드의 작곡가인 레오 스미트는 라벨과 스트라빈스키의 영상을 받아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인다. 그 중 ‘디베르티멘토’는 바흐 곡들을 주요 테마로 사용하여 확고한 리듬, 맑은 질감과 뚜렷한 화성이 유머러스하게 표현되고 있다.
‘혁신가’, ‘이단아’라 불리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러시아의 민속주의와 원시주의 그리고 20세기 모더니즘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복잡한 리듬의 배치와 원시적 음향 등을 통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다. 그는 ‘봄의 제전’이 초연된 후 ‘새로운 시대의 음악가’로 주목 받았지만 사실은 전통을 매우 중요시 여긴 음악가이다. 스트라빈스키는 ‘봄의 제전’에 대해 질서와 구조를 강조한 작품이라 설명했다. 전통에 기반하지 않은 새로움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음악의 본질은 결국 ‘예술가의 진심’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피아노 듀오 파르티타’는 이 점에 집중하고자 한다. 근본이 없는 화려함, 겉치레, 허영심을 배제하고 음악에 대한 진심과 단단한 뿌리를 지켜나간다.
바흐에서부터 시작하여 스미트, 스트라빈스키로 이어지는 본 프로그램을 통해 전 시대를 아우를 수밖에 없는 바흐 음악의 당위성을 확인하고 후대의 음악가들이 고찰시키고자 했던 새로운 시도들을 두 대의 피아노로 재해석한다.
J. S. Bach St.Mattew Passion suite BWV.244 (arr.Anderson and Roe)
1. Aria : Erbame dich
(불쌍히 여기소서)
2. Chorale : wie wunderbarlich ist doch diese Strafe
(형벌을 받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3. Aria : Aus Liebe will mein Heiland sterben
(사랑으로 나의 구세주께서 죽으려 하시네)
4. Chorale : O Haupt voll Blut und Wunden
(오, 피와 상처로 가득 찬 머리여)
5. Aria : Mache dich, mein Herze, rein
(내 마음이여, 정결해 질지어다.)
L. Smit Divertimento
INTERMISSION
I. Stravinsky Le Sacre du Printemps(봄의 제전)
Première Partie
1. L‘adoration de la terre (대지에 대한 찬양)
2. Les augures printaniers : Danse des adolescentes (봄의 태동 : 젊은 여자들의 춤)
3. Jeu du rapt (납치의 의식)
4. Rondes printanières (봄의 윤무)
5. Jeux des cités rivales (적대하는 두 부족의 의식)
6. Cortège du sage (현자의 행렬)
7. Le sage : Le baiser de la terre (현자 : 대지의 입맞춤)
8. Danse de la terre (대지의 춤)
Seconde Partie
9. Le Sacrifice (희생제)
10. Cerles mistérieux des Adolescentes (젊은 여자들의 신비로운 춤)
11. Glorification de L‘élue (선택받은 여자에 대한 찬미)
12. Evocation des Ancêtres (조상의 초혼)
13. Action rituelles des Ancêtres (조상에 대한 의식)
14. Danse sacrale (LÉlue) (신성한 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