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의 세상읽기] 핼로윈이 아니라 구조적 사고 원인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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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용의 세상읽기] 핼로윈이 아니라 구조적 사고 원인에 집중해야
  • 유창수 기자
  • 승인 2022.10.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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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글로벌신문] 20대가 영미문화의 산물인 핼로윈을 어린이집/유치원 다닐 때 배워 핼로윈 풍습을 지나치게 즐기다 보니 대규모 인원이 모여서 발생한 사고라는 진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기성세대와 기존 한국의 문화 풍습 양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20대와 더 어린세대의 문화 향유의 큰 변화는 맞긴 하다. 하지만 핼로윈이 사고의 원인인 것처럼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

이 사건은 구조적으로 좁고 경사진 골목길에서 앞뒤로 밀면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 였다. 그 골목길이 전철 이태원역 출구로 이어지는 데다가 그 골목길에 유명유튜버가 있어서 구경하러 가는 인파가 모이고 양쪽 방향으로 통행하면서 밀집도가 높아졌다. 거기에 술이 뿌려졌을 때 미끄러운 특성을 갖는 도로 재질의 특성으로 경사진 높은 곳에서 사람들이 앞으로 밀자 앞에서부터 도미노처럼 넘어져 대규모 압사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여러가지 안 좋은 조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이자 사회적 참사다. 당시 구조에 참여했던 경찰과 소방관들, 자발적으로 구조에 나선 시민들은 최선을 다했고 인명구조의 공이 크다.

하지만, 경찰의 행사인력 통제 행정 및 인력 부족, 행사 주최측 부재상황 이라하더라도 지자체와 민간 자체 통제 대책 및 인력 부재 등의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당시 토요일이라 좌우 집회가 광화문 등지에서 있다보니 경찰통제 인력 동원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청은 도심 대규모 행사에 대한 사전 인력 투입 협조 안배, 일방향 통행 등 교통/안전 전략 수립과 집행이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경찰국 신설에 대한 큰 의문을 갖지 않았는데 묻고 싶다. 경찰국 신설의 의의를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사건에 대한 예방과 대비도 포함될 것이다. 소방청은 주요 행사 대비 압사사고 대비 구조 훈련도 추가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119 구조인력과 차량과의 통행구조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아쉬운 점은 대체 용산구와 서울시는 어떤 대비와 예방책을 하고 있었는가? 이렇게 행사주최가 별도로 없는 상황에 민간 스스로 안전관리를 해야하지만 그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때 지방자치단체가 전철 무정차 등 지역의 각종 자발적 행사나 축제에 대해서 만일의 사태 대비를 위한 화재나 도보통행 안전관리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

코로나 이전과 현재, 경찰청(용산서와 서울시경)과 용산구/서울시 등 지자체들의 핼로윈 행사 진행에 대한 교통 및 안전 통제 대책과 지침을 비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심폐소생술과 지진대비 훈련이 포함된 민방위훈련을 모든 성인과 학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인원 밀집에 대한 대처와 안전확보 요령에 대한 교육훈련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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