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을 돕기 원해 의료인 꿈 꿨던 고교생, 뇌사장기기증 5명 살리고 인체조직기증 100여 명에 새 희망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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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을 돕기 원해 의료인 꿈 꿨던 고교생, 뇌사장기기증 5명 살리고 인체조직기증 100여 명에 새 희망 전해”
  • 정향인 기자
  • 승인 2025.01.2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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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족, 심장 이식 수혜자의 감사하다는 말에 큰 위로 받아
- 의료인 꿈꾸던 고3 학생, 삶의 끝에 생명나눔 실천해

[글로벌신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1월 9일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엄태웅(17세) 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아픈 이에게 새 삶의 희망을 전하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밝혔다.

엄 씨는 1월 5일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구토하며 쓰러져 근처 포항의 한 병원에 갔다가 상태가 위급해 울산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가족의 기증 동의로 엄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 환자의 회복을 도왔다.

가족들은 엄 씨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전문 의료인을 꿈꾸었기에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하면뜻깊을 것이라 생각했고, 아직 어린 엄 씨가 몸의 일부라도 다른 사람의 몸속에 살아 숨 쉬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길 소망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또한, 엄 씨의 어머니는 “태웅이가 장기기증과 관련된 뉴스를 볼 때면 나도 저런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기증은 태웅이의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생각했기에, 그 소원을 이뤄준 것”이라 말했다.

포항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엄 씨는 밝고 쾌활하여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축구와 농구 등 운동을 좋아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경주시에 있는 효청보건고등학교에 입학하여 기숙사 생활을 하였고, 호주에 가서 유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했다.

엄 씨의 아버지 엄정용 씨는 “아들아. 하늘나라에 가서 편히 잘 쉬고, 그곳에서는 네가 원하던 모든 걸 다 하길 바랄게. 너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전했듯이, 많은 사람이 너를 기억하고 하늘에서 행복하길 바랐으면 좋겠어. 사랑하고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엄 씨의 가족들은 인체조직기증이 끝난 후, 먼저 진행되었던 장기기증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심장 이식 수술이 잘 진행되었으며, 그 가족들이 감사하다고 전해달라는 말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엄태웅 군과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리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생명나눔을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로 기증자의 숭고한 나눔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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