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의 세상읽기] 이낙연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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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용의 세상읽기] 이낙연의 재발견
  • 유창수 기자
  • 승인 2020.08.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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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 있는 책임감, 안정적 위기대응 역량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학문적으로 지식은 크게 1)전문가의 지식(professional knowledge)과 2)지역 현장 지식(local knowledge) 등 2가지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전문가의 지식 없이는 지역 현장의 문제에 대해 정확한 원인규명을 통한 근본적 해결에 이르기 어렵다. 반대로, 지역 현장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고 전문가들의 판단에만 의존한 중앙의 지침과 통제는 적실성 있는 정책대안이 되지 못한다.

정부는 행정을 하는 곳이다. 행정이란, 공익을 목표로 공공서비스의 생산 및 분배 뿐 아니라 공공문제 해결과 관련된 정부의 제반 활동과 상호작용을 말한다. 정부는 무엇보다 후자의 역할을 잘해야 유능한 정부이고 유능한 리더이다. 그것을 최근엔 거버넌스라 한다. 거버넌스란, 공공문제의 해결과 사회주체 간 네트워크 기제를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등 재난시기에는 거버넌스 역량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과정에서도 각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장의 판단과 결정 등 대응역량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과정에서 각 지역 현장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정보 및 관리방안 등 현장 리더의 지식을 얼마나 잘 듣고 활용하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침을 잘 준수하는가가 중요한 관건이었다.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위기는 반복되어 국민의 건강 및 생명 위협, 사회경제적 위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위험은 사회경제적 약자에 더욱 집중될 것이다.

지난 7월 26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강원도당 대의원대회 연설문 중 일부이다. "작년 말에는 총리 퇴임을 앞두고 재해 현장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습니다. 당신의 오리고깃집 식당이 모두 탔는데도 이동식 급식차량을 몰고 이재민들께 끼니를 제공하신 고성 토성면 적십자 봉사회장 엄기인님, 밤잠 안자고 주민들을 깨워서 태풍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를 완전히 없애주신 삼척 신남 마을 이장 김동혁님 같은 현지 지도자들의 헌신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 헌신이 있었기에 이재민들은 피해를 줄였고,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낙연 후보는 재해 현장에서 고생한 지역민과 현지 지도자들의 이름을 열거(호명)하며 그들의 헌신에 감사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왜 이낙연이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국가적 재난을 대처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올해 1월까지 총리로 일하면서 산불·태풍·지진에 안정적으로 대처했습니다. 메르스로 전임정부 시절인 2015년에 38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으셨지만, 2018년에는 인명피해가 한분도 없었습니다. 그런 성과 때문인지 문재인 대통령은 저에게 재난재해 대처 경험을 책으로 써보라고 권유하신 일도 있다는 말씀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립니다."

현장감 없는 책임감, 안정감 없는 위기대응 역량은 자칫 혼란만 가중시키고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 지역과 지역민들을 잘 알고 깊이 신뢰하면서 그들과 대화를 통해 현장의 문제해결 대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즉, 지역 현장과 전문가들의 지식을 잘 녹여낼 수 있는 현장감 있는 책임감, 안정적 위기대응 역량을 갖춘 국가지도자가 우리에겐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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