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용의 세상읽기] 윤석열 대선후보의 세금(=국가)무용론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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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용의 세상읽기] 윤석열 대선후보의 세금(=국가)무용론 유감
  • 유창수 기자
  • 승인 2021.07.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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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시대정신을 두고 벌이는 대선후보 간 제대로 된 말의 정치 촉구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고광용 한국외대 강사

[글로벌신문] 정치인의 정치는 상당수 말로 한다. 특히 지금 같은 선거 국면에는 더욱 그렇다. 말 한마디로 한 정치인의 정치철학과 세상관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정치인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해야 한다.

윤석열 전 총장의 최근 발언이 아슬아슬하다.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의 선별지원을 강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 “세금은 경제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비용이 많아지면 경제 활동은 위축되기 마련” “세금을 걷어서 나눠줄 거면 일반적으로 안 걷는 게 제일 좋다”

통상 감세와 국가의 경제적 개입 축소를 주장하는 보수정치인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은 세금무용론을 넘어 국가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광장히 위험한 발언이다. 자칫 국가를 개인과 기업에 세금=비용을 부담시켜 힘들게 하는 나쁜 존재로 간주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더 나아가 왜 세금을 걷어 다시 분배 혹은 재분배하는지 전혀 이해가 안되어 있다는 생각도 지우기 어렵다. 세정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보수정치인이 과도한 세금은 문제 삼을 수 있지만, 보수든 진보든 세금 자체를 문제삼아선 안된다.

왜냐하면, 모든 정부의 공공서비스와 정책은 기본적으로 세금을 걷어서 다시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경제주체들이 다양한 소득활동을 하고 자산도 갖게 되는데, 그에 상응해 국가를 구성해 세금을 걷는 이유는 그게 국민들과 공동체를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역할은 세금 기반 재원을 바탕으로 군대와 검찰, 경찰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 기본권을 보호한다. 또한, 경제정책과 교육.복지정책으로 구성원들이 고루 잘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꾀하고 이 사회 구성원으로써 살아갈 기본적인 학습과 미래인적자원 교육 및 재생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기본적인 복지체계와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의 세금무용론 발언에 상당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반해 이낙연 전 대표의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슬로건과 "신복지·중산층경제·개헌 등 5대 정책비전", 이재명 경기지사의 "위기의 대한민국, 희망민국으로" 슬로건과 제1공약 "전환적 공정성장" 등과 극명하게 대립된다. 국가의 역할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을 뿐더러 대통령이 되면, 한마디로 무엇을 하겠다는 말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장기적인 경기침체, 만성적 저성장, 세계 최악이자 최고 속도 저출산고령사회를 직면한 가운데 국민들의 시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득.자산불평등, 높은 집값과 전세난, 지나친 수도권 집중과 지역소멸, 괜찮은 청년일자리 부족 등 난제들에 대한 대변과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 시대 문제인식과 진단, 이를 해결할 대안 제시와 새시대정신을 두고 대선후보들 간 철학과 정책이 담긴 제대로 된 말의 정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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