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춘추관 첫 번째 특별전, 장애와 비장애 예술의 경계를 없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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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춘추관 첫 번째 특별전, 장애와 비장애 예술의 경계를 없애다
  • 정향인 기자
  • 승인 2022.09.2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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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 스님, “장애예술인의 해탈된 마음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직접 보니 백 배, 천 배의 감동이었다.”
특별전 계기로 ‘여우 작가’(정성원), ‘시계 작가’(윤진석), ‘해바라기 작가’(강선아 작가) 등 장애예술인에 대한 관심도 새롭게 늘어

[글로벌신문] “비록 몸은 불편해도 마음만큼은 자유로운 장애예술인들이 해탈된 마음으로 표현하신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백 배, 천 배의 감동입니다.” 9월 16일(금), 전시장을 찾은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당선인 진우스님은 소외된 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대중을 보듬겠다는 다짐과 함께 한부열 작가의 작품 <안아줘요>를 구매했다.

청와대 춘추관 장애예술인 특별전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주최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19일(월) 종료를 앞둔 가운데 개막 후 20일 동안 사회 각계각층 유명인을 포함한 7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전시를 관람했다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가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체감하는 첫 번째 행사로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소외되었던 장애예술인의 예술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장애예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전시 작품들의 다채로운 색감과 예술성, 작가들의 상상력에 깜짝 놀랐고, 전시를 통해 장애예술인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계기가 되었다며 입을 모았다.

“일반인과 장애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장애인 전시’라는 타이틀을 달아야 하나 할 만큼 수준이 높아서 놀랐다.”(최정아 씨, 여성, 30대)

“장애인들이 신체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일반 작가들과 같이 작품 활동을 해서 명성과 같은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염인주 씨, 남성, 70대)

“장애인이라고 다르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박선옥 씨, 여성, 60대)

“정성원 작가님의 여우작품을 인상 깊게 보았다. 작가님들이 이렇게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이 무척 멋있고 앞으로도 작품을 볼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김민경 씨, 여성, 20대) 등의 소감을 밝혔다. 이와 같은 관심은 직접적인 작품 구매로도 이어졌다. 전시된 작품 60점 중 25점이 판매됐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유명인사들의 깜짝 방문은 지난 주말에도 계속되었다. 가수 송가인 씨는 17일(토) 전시를 관람하고 “비장애인들도 작품 활동이 어려운데 장애인들의 작품 활동을 통해 이뤄진 전시와 작품, 모두 감동적이다. 청와대가 개방된 후 첫 번째 행사로 장애예술인들의 전시를 하게 되어 최고로 기쁜 날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장애인 유튜브 창작자로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콘텐츠를 제작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튜브 ‘위라클’의 운영자 박위 씨도 15일(목) 전시장을 방문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리는 첫 번째 전시가 장애예술인의 작품으로 채워져서 많은 국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의 탁월한 예술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 장애인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14일(수) 전시장을 찾았던 이상봉 디자이너는 “작품의 컬러나 내용이 꾸밈없이 순수하다. 열정과 꿈을 향한 노력은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라며 전시회 기념 티셔츠를 선물 받자 “앞으로 이런 행사나 전시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면 직접 티셔츠를 디자인해주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시를 통해 여러 작가들이 새롭게 이름을 알렸다. ‘시계 작가’로 불리는 윤진석 작가, ‘여우 작가’ 정성원 작가, ‘해바라기 작가’ 강선아 작가를 비롯해 이다래 작가, 한부열 작가 등 여러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면서 김현우 작가, 정은혜 작가를 잇는 새로운 스타로서 장애예술계의 저변을 넓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 작품들 또한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구입한 <추억의 편린들>의 작가인 이순화 작가는 “2살 때 소아마비로 움직임이 어렵다 보니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피아노 연주와 그림 그리기를 많이 했는데, 그림 그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 학교에서 하는 교내 그림 그리기 대회 때마다 상도 많이 받다 보니 그림을 더 좋아하게 됐다.”라며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 작가는 이어 “예술은 나에게 있어서 삶의 근원이며, 꿈을 꾸게 해주었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나 자신을 존재하게 만든 예술활동에 지금도 나는 감사하고, 붓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나의 예술활동은 나의 생과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라고 예술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장애예술인들에 대한 전시 공간과 전시 기회의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12일(월) 깜짝 방문에서도 윤 대통령은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다시 한번 약속하며 이러한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작가와 작가의 가족은 장애예술인들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확대는 사회적 소통의 확대로 이어진다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큰 기대감을 표했다.

정영은 작가의 어머니 유승혜 씨는 “장애예술인들은 세상과 소통할 기회가 한정되어있고, 많은 제약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품 활동을 어렵게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다수의 전시 기회를 통한 작품의 판매 또는 공공기관의 작품 대여 등을 기회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마음 깊이 바란다.”라고 장애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14일(수), 전시를 찾은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도 “장애인 체육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이제는 장애인 문화예술의 지원을 늘리고 발전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을 보탰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배은주 대표는 행사 마지막 날에도 현장을 지켰다. 20일간의 장애예술인 특별전을 마무리하며 배 대표는 “행사를 개막하기 전 잠을 못 이룰 만큼 걱정이 많았는데 행사가 마무리되는 지금은 괜한 걱정들을 했구나 싶어 정말 기쁘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전시를 찾아주셨고 전시된 작품 중 절반 가까운 작품이 판매되는 역대급 성황을 이뤄내어 감동적이고 뿌듯하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장애예술인들의 전시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에 대한 공정한 접근 기회를 보장하는 정부의 정책 의지에 매우 감사한다. 기회가 희망이 되는 현장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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