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9단연맹 회장 김경덕 "국기원장 후보에게 제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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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단연맹 회장 김경덕 "국기원장 후보에게 제언하다."
  • 서세교 기자
  • 승인 2020.09.10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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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와 일선 지도자를 생각해 달라!
위기의 태권도 극복은 새로운 국기원장
참정권을 공정하게 분배하라.
경기도태권도협회 회장 겸 9단연맹 회장 김경덕
경기도태권도협회 회장 겸 9단연맹 회장 김경덕

알아야 면장을 하지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말 가운데 그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적지 않다.  흔히 말하는알아야 면장을 하지가 바로 그런 것 중의 하나이다.  사전(辭典)적으로 해석하면 어떤 일이든 그 일을 하려면 그것에 관련된 학식이나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면장을 동장, 읍장, 시장 등 행정기관장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속담은 행정기관의 면장(面長)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말이며 공자와 그의 아들 백어와의 대화에서 유래한 것이란다.  공자가 백어에게 이르기를너는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배웠느냐? 사람이 되어서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바로 담장()을 정면(正面)으로 마주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주남과 소남은 시경(詩經)의 편명인데 모두가 자기 몸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데 유익한 일상생활의 기본지침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자는 아들에게 주남과 소남을 모르는 것이 마치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서 지극히 가까운 곳에 나가지도 못하고 한 물건도 보이는 것이 없고 한 걸음도 나아가갈 수 없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어떻든 벽을 향해 서 있는 암흑의 세계를 형용하는 말이 바로 장면(牆面)이다.

이런 꼴을()한다는 말이 바로면장(免牆)”이다.

무엇인가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야 답답함을 면할 수 있다는 공자의 말씀에 유추하여 바로알아야 면장을 하지란 속담이 나온 것이다아주 단순한 이야기다. 너무나 기본적인 상식에 가까운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 기본의 참뜻을 알지 못하고 이야기할 때면 오해와 착오를 범할 수도 있다는 대서 경고와 같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

The World Taekwondo Headquarters
The World Taekwondo Headquarters

작금의 국기원은 서로 물고 뜯는 추잡한 쌈박질로 태권도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에서 몇몇 인사들이 자천 타천으로 원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필자는 1년여 전에 국기원 리더(leader)가 될러고 하는 분들에게 20여 가지를 주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소귀에 경 읽기"(牛耳讀經)로 권력다툼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듯한 실망감을 주었다.

다시 원장 출마의 변을 표출하시고 계시는 분들에게 제언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면장을 하셨는가 국기원의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셨는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말처럼 자아를 성찰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사람들인가?  정말 여러분들은 사리사욕을 떠나 국기원 중흥을 위해 일할 자신이 있는가?  무엇을 가지려 하지 말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있는가?  본인의 국기원과 태권도에 대한 미래 지향적 패러다임(paradigm)과 철학을 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여러분들은 국기원의 현 상황을 여러분의 가정사처럼 꿰뚤어 보고 있는가?  그리고, 태권도 현안 사항을 얼마나 피부로 느끼고 있는가?

이런 것부터 만천하에 공표하라!

그렇지않으면 공자의 말처럼 "주남도 소남도 모르는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과 함께 국기원은 한 걸음도 앞을 향하지도 보지도 못하는 우를 또다시 범할 것이다.

다시 주문한다.

1. 국기원 현부지 위에 새로운 국기원을 세울 비전(Vision)이 있는가?

(국기원. 세계태권도. 아시아 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 협회 등 태권도 단체의 행정타운으로 원스톱(one stop) 행정구축)

2. 역삼역을 국기원 역으로 개칭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가?

3. 테헤란로를 국기원로로 변경할 자신이 있는가?

4. 세계 각국에 국기원 분원을 설치할 마인드(Mind)가 있는가?

5. 회원 관리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여 일선 도장 신입생부터 원적을 구축 심사 응심과 관련된 승품단별 수련 메뉴얼(Menual)을 만들어 불투명한 심사 체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가?

6. 분원 설치와 연관된 해외 심사 응심자 수를 대폭 상향시킬 묘책이 있는가?

(분원 설치된 국가별로 태권도교본 번역본 발간 등)

7. 국기원에서 발급되는 라이센스(Lisence)들을 국제 인증기구에 맡겨 인증을 받을 생각을 해 보았는가?

8. 품단 체계 정립을 하기 위한 도복 개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는가?

9. 전통 태권도 복원 사업을 구상해 보았는가?

10. 명실상부한 원로회 구성과 대책을 수립할 용의가 있는가?

11. 각종 계파(지연, 학연 등등)를 초월한 투명하고도 공명정대한 인사 정책을 펼 자신감이 있는가?

12. 국기원 내 직피아들을 척결할 의지가 있는가?

13. 코로나"19 사태로 죽어가는 일선 도장에 대한 지원책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14.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그동안의 일선 도장의 피해가 무엇이고 피해액이 얼마인지 그리고, 정부를 상대로 실손 보장을 받아낼 용의가 있는가?

15. 태권도 4대 메이저 단체들의 역할 분담을 이끌어 내어 태권도 발전의 효율 극대화를 이끌어 낼 생각을 해 보았는가?

16.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서 대한민국 정부의 관리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용의가 있는가?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정관개정위원회 위원장 손천택, 국기원 이사장 전갑길
국기원이사장 전갑길(우), 정관개정소위원회 위원장 손천택에게 위촉장을 전달

들리는 이야기로 국기원 이사회가 정관개정 및 선거 규정을 손질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문제는 선거가 보궐이냐 재선거냐가 먼저 선결되지 않으면 또 법정 싸움에 휘말릴 수 있다.  보궐일 경우 현 선거 규정을 적용되어야 하며 재선거일 경우 개정된 선거 규정으로 선거를 해야 될 것이다는 뜻이다.

바람직한 개정 선거 규정은 전 선거 규정의 불합리한 부분부터 수정되어야 한다.

국기원의 주인은 국기원 임직원이 아니다.  국기원을 지탱케 해주는 사람들의 것이다. 즉 일선 태권도인들의 것이다.  국기원 운영비 대부분은 국내와 해외 심사 응심비 이다.  우선 원장선출 투표권은 국내외 할 것 없이 심사 응심을 많이 하는 단체에게 바로미터를 정해 일정 부분 배분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정관개정 시 최대 주주인 시·도태권도 협회에게 국기원 운영에 연관되도록 이사 배분도 이뤄져야 한다.  일선 지도자에게 주는 투표권 역시 심사 응심자 수 대비 순으로 주어져야 하나 이 부분은 세심한 조사가 이뤄진 다음에 실시 되어야 할 것이다.

태권도 관련 단체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참여할 수 있는 원장선출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무조건 선거인단 수를 늘리는 것은 쓸데없는 잡음을 양산해 낼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해외 부분에서 많은 인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제공으로 국제화에 한발 닦아가는 초석을 다져야 함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제언컨대 출마자분들은 국기원의 주남과 소남을 확실히 인식하고 알아서 면장을 해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졸필을 들었다.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2020.  9.  9.

사단법인) 국기원 태권도 9단 연맹 회장 김경덕 

 

오늘 필사한 서산대사의 시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훗날 뒷사람의 이정표로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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